
▲ 이달 16일 울산 울주군의 한 아파트 욕실에서 발견된 벌레. (독자 제공)

▲ 지난 3월 울산 울주군의 한 아파트 욕실 세면대에서 발견된 유충. (독자 제공)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수돗물 유충’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울산에서도 의심 사례가 등장했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도가 아닌 ‘외부 유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장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울산 울주군 청량읍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지난 16일 오후 샤워를 마친 후 욕조 바닥에서 벌레를 발견했다. 1㎝ 남짓한 크기로 더듬이 두개가 길게 뻗어있고, 몸통 양옆으로 잔잔한 털이 다리처럼 빼곡하게 나있었다. 흡사 ‘지네’를 축소시킨 것 같은 모습이었다. 붉은빛을 띠는 갈색의 이 벌레는 살아있었다.
A씨가 ‘벌레’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3월 26일에도 세면대에서 얇은 실처럼 생긴 벌레를 발견했다. 노란색이 감도는 반투명한 이 벌레는 꿈틀거리며 세면대 벽면을 기어가고 있었다.
지난 3월과 이달에 발견한 벌레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지만, 살아있는 벌레가 욕실에서 물을 사용한 직후 확인되자 A씨는 꺼림칙하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최근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이라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A씨는 “처음에는 하수구 같은 곳에서 기어 나온 건가 싶었는데, 두번이나 발견되니까 찝찝함을 떨쳐낼 수 없다”면서 “인천과 서울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는데, 울산에서도 그런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이전에 없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6월에 수질검사와 함께 배관검사도 실시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적합’하다고 나와 관련 내용을 공고했다”면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물탱크 2대도 6월 초 청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수도 등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는 한번도 없었다”면서 “어떤 경로로 벌레가 유입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이달에 촬영된 벌레는 절지동물의 하나인 ‘결합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끼 등에서 서식해 물에서는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진으로 확인했을 때 정확하지는 않지만 수도권 등에서 불거진 ‘유충’과는 다른 곤충류로 추정되고,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3월에 발견된 벌레에 대해서는 “사진 상으로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해당 가정을 방문해 원인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상수도가 노출된 곳은 정수장과 배수지뿐”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수돗물 유충 사태가 불거지면서 지난 17일부터 정수장과 배수지 등 발생우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는 경기도와 서울,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출 처 :울산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