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말고 우리 주위에 있는 이웃이나 소외된 민중을 그리고 싶었죠. 그들의 생각, 사고방식을 어떻게 쉽게 전달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지가 가장 고민이었습니다. 이 고민은 앞으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계속할 듯싶어요.”
송주웅 작가는 오는 12일 갤러리 Wall(울산시 중구 중앙길 171번길 1층)에서 개막하는 6번째 개인전 ‘삶의 흔적’을 앞두고 10일 이같이 밝혔다.
송주웅 작가의 작품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1988년 첫 개인전 이후 30년 넘게 인물화를 위주로 작업하고 있는데 그의 인물화에는 우리 주변에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
그는 전시에서 30여점의 인물화와 산을 담은 풍경화를 새롭게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는 거친 붓질과 강렬하면서도 단순해 강한 마티에르(화면에 나타난 그림의 재질적 효과)를 형성하는 색과 면을 사용하고 있는데 신작들은 특히 인물의 주름살을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손가락의 지문처럼 사람 얼굴의 주름살 역시 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름살에 한 사람이 살아온 역사가 오롯이 녹아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인물화 가운데는 작가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이 3~4점정도 된다.
그는 “어머니가 올해로 91세로 현재 치매를 앓고 계신다. 가족의 고통은 둘째 치고 옆에서 경험해보니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힘든 병이구나 싶더라. 어머니가 치매라는 병에 걸려 오히려 병의 고통을 덜 느끼게 되신 거 같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어머니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동네 국밥집, 시장 등 생활과 밀착한 곳을 찾아다니며 실존인물을 작품에 담았다. 그는 보통 인물화에 담길 주인공들에게 허락을 구한 뒤 현장에서 스케치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작업실에서 다시 드로잉 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인물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부터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사생활 노출, 초상권 문제 등이 걸려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허락을 구하고 작업을 이어갔다. 친근한 사이가 돼야 인물의 생각, 사상을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해 인물과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러한 점 때문에 인물화를 좋아한다”며 “인물화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인물화는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주웅 作 농사꾼 김씨.
전시에는 풍경화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풍경화 작품은 인물화와 궤를 같이한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그리는 일반 풍경화와 달리 그의 풍경화 ‘산’ 시리즈는 거칠게 주름지는 땅의 표면을 강조한 산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우리 삶의 또 다른 표상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
끝으로 송주웅 작가는 “60세가 넘으니 왕성하게 작업할 수 있을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작품에 더욱 매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질적인 것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 싶다”고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송주웅 작가의 6번째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그는 6번의 개인전을 비롯해 환경미술제, 노동미술전 등 100여회의 단체전을 경험했고 현재 민족예술인총연합 회원, 울산민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보은 기자
출 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