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영화 作 '눈을 마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나야 합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와 세계 노동절 130주년을 맞아 전국의 노동미술작가 34명이 참여하는 노동미술전이 울산에서 열린다.
노동미술2020 추진위원회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노동미술2020 ‘우리 친구 태일이’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2017년 ‘민중미술30년전’을 시작으로 해마다 ‘노동미술’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를 진행했다.
매회 전시 규모를 키워 울산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경남, 광주, 전남 등 타 지역 작가들이 동참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시대의 ‘전태일’을 미술로써 보여준다. 전국에서 모인 34명의 노동미술작가가 회화, 조소, 사진, 미디어,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40여점을 주제에 맞춰 선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구헌주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 ‘가족사진’이다.
구 작가는 그래피티를 거리에 페인트를 분사하는 것이 아닌 캔버스 천 위에 그리는 방식으로 했다. 작품 속에는 경비원과 급식 노동자, 전화상담원, 배달 노동자가 한 가족으로 사진을 찍듯이 한폭의 그림에 담겼다.
곽영화 작가가 출품한 작품 ‘눈을 마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나야 합니다’는 이 시대 전태일의 모습을 비정규직 노동자에 투영했다.
윤은숙 작가는 ‘당신을 만나서 행운이야’ 꽃말을 지닌 ‘플루메리아’를 제목으로 주변의 예술 노동자들의 모습을 10폭의 초상화에 옮겼다.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쏟는 노동자의 모습은 박진수 작가가 그린 ‘철야’와 울산민족미술인협회 설치미술팀(박종범 외 5명)의 ‘코로나 태일이들’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전시에선 새로 복원한 ‘가는 패’의 5m 높이의 걸개그림 ‘노동자’와 5m 높이의 대형 걸개그림, 1980년대 현장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해 그렸던 ‘파업전야’도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관람객과 만난다.
노동미술2020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많은 미술가들이 예술노동자로 살아간다. 낮에는 노동자로 살다 밤에 붓을 드는 미술가들이 있고 투쟁하는 노동자들 안에서도 예술가들이 등장한다”며 “노동의 예술적 표현과 노동자들의 예술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는 데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해 발열 확인 등을 거쳐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다. 무료 관람.
김보은 기자
출 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