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준비 국제심포지엄’이 15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열린 가운데 패널들이 ‘지역커뮤니티를 위한 미래형 공동체 예술 프로젝트’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립미술관 국제심포지엄서 아트 마에바시 관장 발제
독일 ZKM 연구부장 “코로나 19로 새로운 디지털 관객 만나”
“미술관은 예술의 독립성을 위한 기관이다. 미술관이 비판적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지역과 유기적인 연속성을 만드는 것이다.”
“가상의 원격사회야말로 지구에 남아있는 생명체가 생존 가능한 영역의 완전한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코로나19 대유행, 인공지능, 환경 파괴 등 직면한 각종 위기상황 속에서 내년 말 개관을 앞둔 울산시립미술관의 방향성을 ‘지역’과 ‘디지털’ 안에서 가늠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울산시립미술관 추진단은 15일 시의회 1층 시민홀에서 5개국 8인의 시각예술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심포지엄 ‘게스트-호스트-고스트:커뮤니티를 위한 미래형 미술관’을 개최했다.
발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녹화된 영상으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참여한 일본 아트 마에바시의 수미토모 후미히코 관장은 미술관의 장점 중 하나로 작품이나 소재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지역과의 유기적 연속성을 강조했다.
수미토모 후미히코 관장은 “미술관은 일반 시민을 위한 장소가 돼야 한다. 이는 단순히 문서나 작품에 대한 접근성에 국한한 의미가 아니라 미술관이 갖고 있는 자원, 예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 예산이나 공간을 지역에 제공하는 등 모든 부분을 포함하는 의미”라며 “이러한 부분이 갖춰진 후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과의 유기적 연속성을 만들기 위해선 원활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다만 프로젝트가 불안정한 노동, 심지어 노동 착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발제자 독일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센터(ZKM) 필립 지글러 연구부장은 지역 커뮤니티, 지역 관람객과의 관계 형성에서 디지털의 활용을 강조했다. 필립 지글러 연구부장이 소속된 ZKM은 지역 커뮤니티와 지역 관람객과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오픈 소스’, ‘오픈 액세스’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지역단체와 협업을 하고 있다.
필립 지글러 연구부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해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게 해줬다. 기존의 지역 관객을 잃지 않으면서도 글로벌하게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컴퓨터 기반의 기술 덕에 거의 모든 활동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출장이나 작품 운송을 줄임으로써 자원을 아끼는 등 현재 상황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이러한 변화의 시간에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클라란스 응 일본 야마구치예술정보센터(YCAM) 프로덕션 매니저와 알리스테어 허드슨 영국 위트워스·맨체스터 미술관장이 각각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의 미적 감성 공유와 YCAM이 실천하는 지역 예술’, ‘유용한 미술관, 전시 시대의 종말’을 주제로 발제했다.
기라영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총괄 큐레이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다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연구원, 하태석 영국 왕립건축사가 대안적 형태의 미술관에 대해 의견을 누기도 했다. 김보은 기자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