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산시와 예술단체 공지를 통해 지원사업을 확인한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수혜대상 범위가 너무 좁아 ‘그림의 떡’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속보=울산시는 본지 <2020년 4월 10일자 16면 ‘위기에 민낯 드러낸 울산 문화행정’>보도와 관련, 지난 11일 해명자료를 내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지역예술인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가 밝힌 문화예술인 대상 지원 사업들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 사업’, ‘울산광역시 코로나19 피해점포 소상공인 지원 사업’, ‘특별고용업종 긴급생활안정자금지원사업’ 등이다. 또 문화예술인 창작안정자금 융자 이자 지원, 시 보조 공연 전시사업 온라인 시행 인정, 문화예술인 창착장려금 지원 확대를 준비 중이다. 울산시와 예술단체 공지를 통해 지원사업을 확인한 공연관련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수혜대상 범위가 너무 좁아 ‘그림의 떡’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방과후 교사나 예술강사에게만 어느정도 도움이 될 뿐 각종 행사나 공연 취소로 막대한 피해를 본 문화예술단체나 전업 공연예술인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문화예술단체 소속 A 무용인의 사례를 보면, 시립무용단의 ‘타타타’ 정식공연계약을 하기 전 연습 중 코로나 사태로 공연 취소를 통보받는 등 여러 공연이 취소됐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 사업’에 신청을 하려하니 근무일수와 소득감소일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해당사항 없음’이다. 또 증명서류 중 강사들은 위촉서류라도 제출할 수 있으나 공연예술인은 용역계약서를 구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으려 해도 본인이 속한 문화예술단체는 사업자등록증은 있지만 정기적 수입이 없어 고용노동부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또 ‘해당사항 없음’이다.
A 무용인은 “대부분의 공연예술인들은 친분에 의해 구두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공공기관 주최의 큰 행사의 경우 행사 한 달 전쯤에야 계약을 하니 공연 취소로 인한 피해 사실을 증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예술인들은 ‘일자리재단’에서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냈다.
B 국악인은 “문화예술인을 단순 근로자로, 문화예술단체를 사업자로 본다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은 그림의 떡일수밖에 없다”며 “문화예술전담부서가 아닌 고용노동관련기관에서 지원 사업을 진행하니 일손을 놓고 있는 예술인 사이에서는 손에 잡히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문화예술 정책은 항상 뒷순위로 소외됨을 이번 사태로 또다시 절감한다”고 말했다.이어 “연습일수를 일부 인정한다든지, 최근 몇 년간 같은 기간의 공연 횟수와 소득을 감안해 지원하는 등의 맞춤형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 음악인의 사례도 안타깝다. 공연기획 일을 하면서 거의 매일 밴드공연을 선보이는 식당업을 하는 그는 공연장이 아닌 공연업으로 등록돼 있어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거리공연단체 대표로 있는 D씨도 수혜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기존 울산시 문화예술인 창작 장려금 지원 사업 예산이 줄면서 예년과 달리 지원금을 받지 못한 그는 지원 기준을 무조건 ‘현재소득’에 맞춰야한다고 주장했다.
D씨의 경우 소득은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정부지원을 받은 이유로 올해는 밀려났고 부친과 함께 2인가구로 살면서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지원 사업’에서는 아깝게 소득기준을 넘겨버렸다. 다만 울산시에서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인 창작 장려금을 2차 추경에 또 반영한다고 하니 기다려 볼 참이다.
E씨의 경우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거의 없는 전시를 대관료 환불 불가 등으로 인해 20일이상 진행했다. 개인전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내내 열심히 작업하며 준비해 온 그는 사실상 무관람객 전시를 열면서 전시기간 내내 속이 많이 상했다. 전시예술인들은 대관 취소 수수료 지원을, 문화예술단체들은 사무실·연습실 임대료 지원을 원하고 있고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도 희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부지역예술인들은 대전, 세종시 등 일부 지자체처럼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활동증명이 되는 1,000명 남짓의 울산지역예술인부터 우선지원방안을 고려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한편 울산문화재단은 13일께 지역예술인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